대한항공은 사실 투자 관점보다는 개인적인 관심사가 있는 기업이라 분석 대상에 포함시켜 보았습니다. 대한항공은 땅콩항공이다 뭐다 말이 많지만, 누가 뭐라 해도 명실공히 우리나라 대표 항공사임에 틀림없습니다. 최근 120 월봉을 깨며 20,000원 아래로 주가가 떨어진 상태인데요, 오늘은 현재 대한항공에 어떠한 이슈가 있는지 대한항공의 기업 실적과 최근 이슈, 주가 흐름에 대해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3년 3분기 기업 실적
모두가 고통 받았던 팬데믹 시기를 화물 실적으로 슬기롭게 극복했던 대한항공! 지난해에는 사상 최고치 영업실적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저도 얼마전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작년, 올해에 걸쳐서 주변에도 해외여행을 갔다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늘어났고, 공항도 한창때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북적북적했습니다. 대내외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여행 수요는 상당히 회복한 것을 체감할 수 있었어요. 팬데믹 이후 급감했던 장거리 노선 수요는 점점 늘어나 미주, 구주 노선 탑승률이 80% 달하고 있고, 일본 및 중국 수요도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국제선 수송은 2019년 3분기의 83.8% 수준까지 회복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엄청나게 올라간 원달러 환율과 유가 상승 등 대외 영업 환경 악화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유가상승에 가장 직격탄을 맞는 업종이 항공이죠. 대한항공의 23년 3분기 매출은 4조 2,000억원, 영업이익은 5,185억 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인 5,564억 원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3분기에는 장거리 노선이 성수기라면, 4분기는 화물이 성수기입니다. 수요 증가와 더불어 운임 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여전히 하늘 높이 치솟은 국제유가(WTI)가 내려올 줄을 모르면서 4분기에도 유류비 부담은 여전할 것 같습니다. 최근 높은 국제 유가의 원인은 뭐니 뭐니 해도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이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내년 유가 전망치를 상향하였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은 아니니만큼 높은 국제 유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할 것 같아요.
최근 이슈
3년간 끌어오고 있는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이슈가 불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해운, 항공 업계는 국제적 노선과 경쟁관리 등의 우려로 국제 규약에 따라 경쟁업체를 보유한 국가들의 승인을 받아야 기업간 합병이 가능합니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11개국이 승인 완료. EU, 미국, 일본이 남은 상태인데,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합병이 무산된다는 것이 엄청난 리스크죠. EU는 경쟁 제한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합병을 승인하는 대신 노선 포기, 사업 매각 등에 대한 시정조치서를 요구하였습니다.
더불어 최근에는 합병 성사를 위해 아시아나 화물 사업 부문을 매각하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11개국의 승인을 받기 위해 지속적으로 운수권, 화물권을 포기해 왔습니다. 그런데 아시아나 화물 사업 부문은 아시아나가 22년 역대 최대 영업 이익을 내는데 일조한 영역입니다. 21년에는 76.7%, 2022년 매출 비중의 53.1%가 화물이었습니다. 이런 화물 사업 매각까지 고려할 정도라면 아시아나 입장에서도 대한항공과 합병 성사 외에는 플랜 B가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미 아시아나는 1,741%라는 어마어마한 부채비율을 가지고 있는 상태. 합병이 불발된다면 자생이 거의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아시아나 이사회에서 10월 말까지 화물 사업 매각에 대한 의사 결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주가 흐름
대한항공의 주가는 23년 10월 26일 기준 19,590원입니다. PBR 0.78배로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팔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 불안정한 아시아나 합병 이슈, 전반적인 주식 시장 침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10월초에 전저점인 21,750원이 깨지면서 쭉 미끄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주식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불확실성이죠.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아시아나 합병 이슈가 어느 정도 클리어해 질 때까지 관망하고 싶어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단기적으로 큰 상승을 기대해 보기는 어렵겠지만, 장기 투자 성향을 가지신 분들에게는 진입하기에 나쁘지 않은 가격대 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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