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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잡 파이프라인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탐방 - 입지, 품목, 특이사항

by 2ndmojac 2023. 5. 12.

 이번 포스팅에서는 제 매장이 아닌 동네에 있는 다른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탐방기를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 각 매장별로 입지는 어떤지, 취급하는 품목은 어떤지, 그 밖에 특이 사항이 있는지 둘러보고 왔습니다.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탐방 - 입지 분석

 오늘 둘러본 동네는 제 매장과 상권이 겹치지 않는 옆 동네입니다. 이곳은 대단지 아파트들이 줄줄이 있는 상권인데, 아파트 상가 사이즈가 작기도 하고, 바로 근처에 지하철역 근처 상권이 크게 발달하여 아파트 상가 쪽 유동인구는 많지 않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약 1km 내에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이 3개나 있었고 경쟁 점포라고 할 수 있는 편의점도 3개나 있었습니다. 그 외에 아파트 상가에는 부동산만 잔뜩 들어와 있는 곳이었습니다. 대단지 아파트 상가라도 해도 대형마트나 음식점, 카페, 학원가, 여가 시설 등이 형성되지 않으면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에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주 좋은 입지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제가 방문한 시각은 오후 2시경, 점심시간 직후였는데요, 3개 매장 모두 손님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원래 오후 2시는 매출이 적은 시간대이긴 하지만 3개 매장 모두 썰렁한 데다가 유동인구도 적어서 아쉬웠습니다. 결정적으로 3개의 무인 매장들이 편의점 바로 옆, 또는 옆 건물에 위치하고 있어서 편의점과 엄청난 가격 경쟁, 아니 전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무인 매장의 인테리어 상태로 보아 상대적으로 최근에 오픈한 것 같았는데, 이에 위기를 느낀 편의점이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보다 50원씩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편의점은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에 비해 품목이 훨씬 다양하고, 식사 대용품이나 술, 담배 매출이 크지만 고정 인건비를 지출해야 하는 구조라서 가격 경쟁을 했을 때 과연 편의점이 이길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품목

 무인 매장을 편의점 바로 옆에 오픈하더라도 품목이 크게 겹치지 않는다면 서로 파이를 나눠먹는 부분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무인 매장에 들어가 보니 편의점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은 기본이고, 편의점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국내 과자류, 음료수, 안주류, 라면까지 무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간판은 아이스크림 가게이지만 실제로는 무인 편의점 수준이었습니다. 사실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은 아이스크림 매출이 70% 이상이기는 하지만, 특히 겨울철에는 아이스크림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다른 품목으로 매출을 방어해야 하는 부분은 맞습니다. 그러나 옆 편의점과 품목이 너무 겹쳐서 2개 점포가 파이를 나눠 먹을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매장에서는 아직까지 아이스크림과 세계 과자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매출 신장을 위해, 다가올 겨울을 대비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템을 반드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 매장 근처에도 대형 편의점이 있는데 편의점에 입고되는 품목과는 최대한 겹치지 않도록 할 예정입니다. 가격 경쟁이 붙으면 어느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기도 하고, 품목이 너무 편의점과 겹치게 되면 아이스크림 전문 할인점이라는 포지셔닝이 흔들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저렴한 시즌 아이템을 준비하여 지나가던 아이들이 가볍게 구매할 수 있도록, 편의점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특별한 아이템들을 소싱해 볼 생각입니다. 

특이사항

 무인 매장 세 군데를 탐방하면서 느낀 점은 좁은 매장을 매우 효율적으로 잘 쓰고 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3개 매장 모두 제가 운영 중인 매장보다 적은 사이즈였는데 들어온 품목은 거의 차이 나지 않을 정도로 물건들이 꽉꽉 들어차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만 남겨두고 냉동고를 설치한 뒤, 그 위로 과자 매대를 가득 설치해 두었습니다. 유동인구가 많지 않아서 1명 손님의 객단가를 높이려면 이런 빡빡한 구조로 배치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긴 합니다. 제 매장은 학교 끝나고 아이들이 단체로 우르르 들어오는 매장이라 매장 내부가 너무 좁으면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매대 수를 조금 포기하고 사람들이 돌아다닐 수 있는 공간을 조금 크게 비워 두었는데, 좀 더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바로 CCTV였는데요, 키오스크 화면 바로 위에 카메라가 달려 있어서 키오스크 화면에 결제하고 있는 내 모습이 바로 거울처럼 보입니다. 제 매장에는 CCTV 모니터가 계산대 위쪽 높이 달려 있는데, 이렇게 키오스크 화면에 바로 내 얼굴이 보이니 훨씬 경각심을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반면, 이런 CCTV 촬영에 예민한 손님들은 조금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다른 매장들을 둘러보니 새롭게 보이는 것들,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어서 꽤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창업을 고민하시는 분들은 인근 무인 매장 여러 군데를 둘러보시고 창업 아이디어를 많이 얻어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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