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출판 방식 기획 출판, 자비 출판, 반기획 출판 차이점과 장단점

 이전 포스팅에서 N잡러 파이프라인 중 작가의 삶을 살기 위해 책을 쓰는 절차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좀 더 실무적으로 소설 출판 방식 3가지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소설 출판 방식은 대표적으로 기획 출판, 자비 출판, 반기획 출판 정도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책 출판을 고민하시는 분들은 각각의 차이점과 장단점에 대해 알아보고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방식을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소설 출판 방식 - 기획 출판

 통상적으로 '책을 낸다.'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방식이 기획 출판입니다. 작가가 자신이 쓴 글과 출간기획서를 각 출판사에 투고하면 출판사에서 내부 검토를 거쳐 출간 가능 여부를 회신해 줍니다. 기획 출판은 출판사에서 제본, 유통, 마케팅까지 모두 책임지기 때문에 출판사가 원고 검토 및 시장분석을 통해 잘 팔릴만한 원고를 선정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출판사는 앉아서 좋은 원고가 오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이미 인지도가 있는 사람들에게 책 출판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합니다. 대형 출판사의 경우 신인 작가 발굴을 위해 자체적으로 공모전을 여는 경우도 있습니다. 판매 수익은 출판사가 작가에게 인세를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인세는 장르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초보 작가의 경우 5~8% 수준이며, 보통 10%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가에게 돌아오는 수익이 적은 반면, 원고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획 출판 시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은 출판사의 의견을 원고에 상당 부분 반영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큰 비용을 들여 책을 출판하는 것이기 때문에 판매 극대화를 위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합니다. 저도 출판사와 계약하여 기획 출판 방식으로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담당 에디터와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원고를 상당 부분 수정했습니다. 독자의 연령대, 사건의 배경, 주인공의 내러티브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저는 경험이 많은 에디터와 상의하면서 원고를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즐겁게 참여하였는데, 나의 개성을 온전히 살려 출판하고 싶은 분이라면 힘든 과정이 되실 수도 있습니다. 

자비 출판

 자비 출판은 작가가 책을 출간하는데 드는 비용을 100% 부담하는 방식입니다. 개인 소장용이 아닌 판매 가능한 책을 출판하려면 책의 고유 번호인 ISBN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출판사가 있어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작가는 원고를 작성한 후 자비출판 대행사에 비용을 내면, 자비출판 대행사가 제작부터 이후 과정을 도맡아서 진행합니다. 최소 1,000부 기준으로 진행합니다. 자비 출판은 제작 비용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책이 잘 팔린다면 수익을 오롯이 작가가 가져갑니다. 만약 내가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어서 책을 출판했을 때 구매해 줄 만한 사람들이 확실히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자비 출판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책 판매를 위해 작가가 직접 책 홍보도 하고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것을 감수해야겠지요. 최근에는 와디즈, 텀블벅과 같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해 펀딩을 받아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20~21년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던 <달러구트 꿈 백화점>도 처음에 크라우드 펀딩으로 시작해서 전자책을 출판한 후 이어서 종이책을 출판한 케이스입니다. 

반기획 출판

 반기획 출판은 기획 출판과 자비 출판을 합친 개념입니다. 작가도 책 출판 비용을 일부 부담하고 출판사도 기획, 마케팅, 유통 등의 업무에 리소스를 투입하는 방식입니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잘 팔릴지 모르는 원고를 적은 부담으로 진행할 수 있고, 작가 입장에서는 초기 비용이 들어가기는 하나 마케팅, 유통과 같은 전문 영역을 출판사에서 지원해 주니 서로 윈윈이 될 수 있습니다. 반기획 출판으로 초판이 잘 팔리면 그다음부터는 기획 출판으로 진행하여 출판사가 작가에게 인세를 지급하게 됩니다. 반기획 출판은 출판사별로 계약 조건이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여러 출판사와 조건을 비교해 보고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비 출판과 기획 출판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작가는 큰 비용을 들이고도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으니, 출판사가 어떤 마케팅을 지원해 주는지 여러모로 따져보시기 바랍니다.